논어 제6편 옹야 雍也
논어 6편에서는 인간의 도덕성과 선량한 삶을 위한 가르침을 찾을 수 있다. 이 권은 중국 철학의 중요한 문헌 중 하나로서, 인간의 성장과 교육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1.
子曰 雍也可使南面. 자왈 옹야가사남면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염 옹은 수장이 될 만하다.”
공자는 제자 염 옹에게서 세계를 다스릴 만한 덕(德)을 발견하고, 찬사를 보낸 것이다.
염 옹에 대해 『공자가어』에선 이렇게 말하고 있다.
“가난에 처해서는 손님 같고, 신하를 부림에 빌림과 같았으며, 노여움을 나타내지 않았고,
깊이 원망하지 않았으며, 지난 죄를 들추어내지 않았다. 이것이 염 옹의 행실이다.”
仲弓問子桑伯子. 子曰 可也 簡. 仲弓曰 居敬而行簡 以臨其民 不亦可乎. 居簡而行簡 無乃大簡乎. 子曰 雍之言然.
중궁문자상백자 자왈 가야간. 중궁왈 거경이행간 이임기민 불역가호. 거간이행간 무내대간호. 자왈 옹지언연.
중궁이 자상백자에 관해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괜찮은 사람이다. 소탈하다.”
중궁이 말하길 " 평소에 몸가짐이 경건하면서 그 행함을 소탈하게 하여 백성을 대한다면 괜찮겠으나, 평소 몸가짐이 소탈하면서 행동 또한 소탈하다면, 너무 지나치게 소탈한 것 아닙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옹의 말이 옳다.”
간(簡)은 소탈하여 번거로운 것이 없는 것, 거(居)는 평소에 한가로이 있는 것
평소에 몸가짐을 공경히 하면서 행동을 소탈하게 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엄격하면서 남에게는 관대한 것이며 평소 몸가짐까지 소탈하게 한다는 것은 자신에게까지 관대한 것이다.
2.
哀公問 弟子孰爲好學. 孔子對曰 有顔回者 好學. 不遷怒 不貳過.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未聞好學者也.
애공문 제자숙위호학. 공자 대왈 유안회자 호학. 불천노 불이과. 불행단명사의 금야즉망. 미문호학자야.
애공이 묻기를 “제자 중에 누가 학문을 좋아합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시길 “안회라는 제자가 학문을 좋아하고, 노여운 일이 있어도 남이 느끼지 않게 하였으며 잘못을 반복하지 않았으나 불행히도 명이 짧아 일찍 죽고 지금은 없습니다. 이후로 학문을 좋아하는 자를 듣지 못했습니다.”
3.
子華使於齊. 冉子爲其母請粟.
자화시어제. 염자위기모청속.
子曰 與之釜. 請益. 曰 與之庾. 冉子與之粟五秉.
자왈 여지부. 청익.왈 여지유. 염자여지속오병.
子曰 赤之適齊也 乘肥馬 衣輕裘. 吾聞之也 君子周急不繼富.
자왈 적지적제야 승비마 의경구. 오문지야. 군자주급이오 불계부.
原思爲之宰. 與之粟九百. 辭. 子曰 毋 以與爾鄰里鄕黨乎.
원사위지재. 여지속구백. 사. 자왈 무이여이린리향당호.
자화가 제나라에 사자로 가게 되자, 염 유가 그 모친을 위하여 곡식을 달라고 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한 부(釜)(6되 4홉)를 주어라.” 하니 염 유가 더 달라고 청하자, “한 유(庾)(16되)를 주어라.” 하셨다.
염 유가 다섯 병(秉)(80석)의 곡식을 주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적이 제나라에 갈 때, 살찐 말을 타고, 가벼운 털가죽 옷을 입고 있었다. 내가 듣기로 ‘군자는 곤궁한 사람은 도와주지만, 부유한 자에게 더 보태주지는 않는다.’고 하더라.”
원사가 공자의 가재를 맡으니, 그에게 곡식 구백(九百)을 주었다.
원사가 사양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사양할 것 없다. 네 이웃들에게 나누어주어라.”
부유한 제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부조를 하는 것을 나무라는 것, 원사에게는 오히려 구백을 주었는데 이 두 경우의 대비를 통해 성인이 어떻게 재물을 사용하는지를 알 수 있다.
4.
子謂仲弓曰 犂牛之子 騂且角 雖欲勿用 山川其舍諸.
자위중궁왈 이우지자 성차각 수욕물용 산천기사제
공자께서 중궁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얼룩소의 새끼라 하더라도 색깔이 붉고, 뿔이 가지런하면, 비록 사람들이 쓰지 않으려 해도, 산천의 신들이 그냥 내버려야 두겠느냐?”
犂牛는 얼룩소, 주나라에서는 색깔이 붉은 소를 제사의 제물로 쓰고, 얼룩소는 쓰지 않았다. 성(騂)은 색깔이 붉은 것, 각(角)은 뿔이 가지런한 것 색깔이 붉고 뿔이 가지런하면 제물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이다. 공자가 세습적인 신분 질서에 얽매이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유명한 말이다.
5.
子曰 回也 其心三月不違仁. 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
자왈 회야 기심 삼월불위인. 기여즉일 월지언이이의.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안회는 그 마음이 삼 개월 동안이나 인(仁)에서 벗어나지 않으나, 나머지 제자들은 하루나 한 달쯤 인(仁)에 이를 뿐이다.”
안회의 어짊을 칭찬한 말
6.
季康子問 仲由可使從政也與. 子曰 由也果 於從政乎何有.
계강자문 중유가사종정야여 자왈 유야 과 어종정호 하유
曰 賜也可使從政也與. 曰 賜也達 於從政乎何有.
왈 사야 가사종정야여 왈 사야 달 어종정호 하유
曰 求也可使從政也與. 曰 求也藝 於從政乎何有.
왈 구야 가사종정야여 왈 구야 예 어종정호 하유
계강자가 묻기를 “중유는 정사를 맡길 만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유는 과단성이 있으니, 정사를 맡겨도 아무 어려움이 없습니다.”
“사는 정사를 맡길 만합니까?”
“사는 사리에 밝으니, 정사를 맡겨도 아무 어려움이 없습니다.”
“구는 정사를 맡길 만합니까?”
“구는 재주가 많으니, 정사를 맡겨도아무 어려움이 없습니다.”
공자는 자기 제자들이 세상에 나아가, 자신으로부터 배운 바를 능히 실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염원하였을 것이다.
7.
季氏使閔子騫爲費宰. 閔子騫曰 善爲我辭焉. 如有復我者 則吾必在汶上矣.
계씨사민자건 위비재. 민자건왈 선위아사언. 여유부아자인대 즉오 필재문상의.
계씨가 민자건에게 비 땅의 벼슬을 시키려고 하자, 민자건이 말하길 “나를 위하여 잘 말해 주시오. 만일 또다시 나를 찾는다면 나는 반드시 문수(汶水) (제나라) 강가에 있을 것입니다.”
문수 강가에 있겠다는 말은 노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도망가겠다는 뜻, 민자건이 벼슬을 마다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원래 벼슬을 싫어한 것인지, 계씨 밑에서 일하기를 거부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겸양의 말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노나라를 떠나겠다는 말로 미루어보아 단순한 겸양의 말은 아닌 것 같다.
8.
伯牛有疾. 子問之 自牖執其手. 曰 亡之. 命矣夫. 斯人也而有斯疾也 斯人也而有斯疾也.
백우유질. 자문지 자로 집기수. 왈 망지 명의부. 사인야이유사질야 사인야이유사질야
백우가 병에 걸렸다. 공자께서 문병 가셔서 창문으로 그의 손을 잡고 말씀하시길 “하늘의 뜻을 알 수 없구나? 이 사람이 이런 병에 걸리다니, 이 사람이 이런 병에 걸리다니.”
牖 창문, 사랑하는 제자의 병을 운명이라고 생각하여 체념하는 것이다.
9.
子曰 賢哉 回也.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 回也.
자왈 현재회야 일단사일표음 재누항 인불감기우회야 불개기락 현재회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거친 밥과 물 한 그릇을 먹고, 누추한 집에 살면서도, 남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할 텐데 회는 그 즐거움을 바꾸려 하지 않는구나. 어질다, 회는!”
군자는 도에 뜻을 두지, 부귀영화 같은 몸 밖의 물건(身外之物)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10.
冉求曰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 子曰 力不足者 中道而廢 今女畫.
염구왈 비불설자지도 역불족야, 자왈 역불족자 중도이폐 금녀화.
염구가 말하였다. “저는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힘이 부족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힘이 부족한 자는 중도에 그만두지만 지금 너는 스스로 한계를 긋는구나.”
11.
子謂子夏曰 女爲君子儒 無爲小人儒.
자위자하왈 녀위군자유 무위소인유.
공자께서 자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군자의 학자가 되고 소인의 학자가 되지 말라.”
자하는 위나라의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학문 분야에 뛰어났으며 가난했지만 제물에 욕심을 내지 않고 문무를 겸비한 군자로 위나라 문후의 스승을 지내기도 했다.
군자다운 학자는 학식과 덕망이 높은 학자이고 소인 같은 학자는 편협하고 이기심이 많으며 천박하고 나약한 학자를 말한다.
12.
子游爲武城宰 子曰 女得人焉爾乎.
자유위무성재 자왈 여득인언이호.
曰有澹臺滅明者 行不由徑 非公事 未嘗至於偃之室也.
왈유담대멸명자 행불유경 비공사 미상지어언지실야.
자유가 무성의 읍재(邑宰)가 되었을 때, 공자께서 “너는 인물을 얻었느냐?”라고 물으셨다. 이에 자유가 대답하였다. “담대멸명이라는 자가 있는데, 지름길로 다니지 않으며 공적인 일[公事]이 아니면 저의 집에 온 적이 없습니다.”
자유는 학문에 능통하여 무성의 읍재가 제자이다.
담대멸명은 노나라 사람으로 청탁을 받거나 아첨하지 않았으며 공사 구분이 확실하고 공명정대한 제자였다.
지름길로 가지 않음은 간사함이 없고 행동을 바르게 하며 공과 사를 안다는 것은 아첨하지 않고 사사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자유는 정도를 지키고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을 훌륭한 인재로 보고 있다.
13.
子曰 孟之反不伐. 奔而殿 將入門 策其馬. 曰 非敢後也 馬不進也.
자왈 맹지반 불벌 분이전 장입문 책기마왈 비감후야 마불진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맹지반은 자신의 공을 자랑하지 않는구나. 전쟁에 패하여 후퇴하면서 뒤에서 적을 막고, 성문을 들어설 때, 그 말을 채찍질하며 말하길 ‘내가 뒤에 있으려 한 것이 아니라, 말이 나아가지 않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전쟁에서 공격을 할 때는 앞에 서는 것, 후퇴할 때는 뒤에 서는 것을 공으로 친다. 그중에서도 후퇴할 때 뒤서는 것이 더욱 큰 공이다. 맹지반의 사람됨을 알 수 있다.
14.
子曰 不有祝鮀之佞 而有宋朝之美 難乎免於今之世矣.
자왈 불유축타지녕이며 이유송조지미면 난호면어금지세의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축관인 타의 말재주와 송나라 사람 조의 잘생긴 외모가 없으면, 지금의 세상에서 화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축(祝)은 종묘에서 제사를 관장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타(鮀)는 위나라의 대부이다. 위나라 영공이 무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잃지 않은 것은 축의 말솜씨 때문이었다고 한다.
조(朝)는 송나라의 공자로 외모가 뛰어났으며, 젊은 시절에 위나라 영공(靈公)의 부인인 남자(南子)의 애인이었다고 한다.
이는 난세에는 아첨을 좋아하고 미모를 좋아하여 이것이 아니면 환난을 면하기 어려움을 말씀한 것으로, 세상을 서글퍼 하신 것이다.
15.
子曰 誰能出不由戶. 何莫由斯道也.
자왈 수능출불유호 하막유사도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누가 문을 통하지 않고 나갈 수 있으리오만, 어찌하여 이 도를 따라 살려고 하지 않을까?”
부패가 만연된 세상을 바라보며 공자는 '어찌하여 아무도 정도를 실행하며 지키지 않는 것인가'하고 탄식하고 있다.
호(戶)는 문짝이 하나 있는 문이다. 문짝이 둘 있으면 문(門)
무질서와 혼란의 춘추시대 부패가 만연한 세상을 바라보며 공자는 아무도 정도를 실행하며 지키지 않는다며 탄식하고 있다.
16.
子曰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彬彬然後君子.
자왈 질승문칙야 문승질칙사 문질빈빈연후군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질이 문을 누르면 야인처럼 거칠고, 문이 질을 누르면 문서나 다루는 사관과 같을 것이니, 문과 질이 고루 어울려야만 군자답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질(質) 인간의 본바탕, 문(文) 인위적으로 세련되게 가꾸고 꾸미는 것, 빈빈(彬彬)은 서로 섞이어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군자는 중용(中庸)을 귀히 여겨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니, 질과 문도 이와 같아야만 가히 군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7.
子曰 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
자왈 인지생야직 망지생야 행이면.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인간은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정직하지 않고도 살아 가는 것은 요행으로 화를 면하고 있는 것이다.”
18.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자왈 지지자 불여호지자오 호지자 불여낙지자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아는 자가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가 즐거워하는 자만 못하다."
아는 것은 그 대상이 자기 밖에 외연 그대로 있는 것이요, 좋아하는 것은 그 대상과 거리를 좁히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즐기는 것은 대상과 일체화되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즐기면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19.
子曰 中人以上可以語上也 中人以下不可以語上也.
자왈 중인이상 가이어상야 중인이하 불가이어상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보통 이상의 사람에게는 높은 도리를 말할 수 있지만, 보통 이하의 사람에게는 높은 도리를 말할 수 없다.”
공자의 제자들에 대해서 그 수준에 맞게 맞춤식 교육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
樊遲問知. 子曰 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 問仁. 曰 仁者先難而後獲 可謂仁矣.
번지문지 자왈 무민지의 경귀신이원지 가위지의 문인 왈 인자선난이후획가위인의
번지가 지(知)에 관해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인간의 도리에 힘쓰고, 귀신을 공경하되 멀리하면, 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仁)에 관해 물으니, 말씀하시길 “어진 자는 어려운 일은 남보다 먼저 하고, 남보다 나중에 이득을 취한다면 어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知)는 어떠한 사물에 대해 그 궁극에까지 파고들어 한 점의 의혹도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지혜로운 자는 의혹 됨이 없는 것이다. 귀신의 문제는 인간이 확인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접어두고, 인간의 문제에 보다 충실한 것이 지혜로운 자가 취할 방도이다. 종교적인 문제보다 현실적인 인간의 문제를 우선시하는 공자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어려운 일에는 앞장서고, 이득을 얻는 일에는 뒤에 서는 것은, 남과 더불어 살아가려고 하는 자의 마음가짐이다. 이기적인 욕심을 억제하고 남과 더불어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인(仁)이다.
21.
子曰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자왈 지자요수 인자산 지자동 인자정 지자낙 인자수.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하며, 지혜로운 자는 동적(動的)이고 어진 자는 정적(靜的)이며, 지혜로운 자는 즐기고 어진 자는 장수를 누린다.”
물이 항상 변화하고 움직이면서도 두루 흘러 막힘이 없는 모습이, 마치 지혜로운 자가 사물의 변화와 사리의 막힌 곳 속에서, 도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즐기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고, 산이 온갖 것을 그 속에 안고서 묵묵히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어진 자가 인(仁)을 마음 속에 안고서, 자기 밖의 사물과 갈등함이 없이 장수하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22.
子曰 齊一變至於魯 魯一變至於道.
자왈 제일변지어로 노일변지어도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제나라가 한 번 바뀌면 노나라 수준에 이를 것이요, 노나라가 한 번 바뀌면 도(道)에 이를 것이다.”
제(齊)나라는 주나라 건국의 공신인 태공(太公)이 세운 나라이고, 노(魯)나라는 주 무왕(武王)의 동생인 주공(周公) 단(旦)이 세운 나라이다. 당시 제는 강대국이었고, 노는 약소국이었으나, 공자는 노의 문물제도가 제보다 낫다고 판단하였다. 나라 간의 평가 기준을, 무력이나 경제력에 두지 않고, 문물제도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자답다고 할 수 있다.
23.
子曰 觚不觚 觚哉 觚哉.
자왈 고불고 고재고재.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고가 모서리가 없다면 어찌 고라 할 수 있겠는가? 어찌 고라 할 수 있겠는가?”
고(觚)는 사각(四角)의 모서리가 있는 술잔이다. 모서리가 있는 술잔인 고에 모서리가 없다면 고라고 할 수 없다. 즉 이름과 실질이 일치해야 함을 지적한 말이다.
24.
宰我問曰 仁者 雖告之曰 井有仁焉 其從之也. 子曰 何爲其然也. 君子可逝也 不可陷也. 可欺也 不可罔也.
재아문왈인자 수고지왈 정유인언 기종지야.
재아가 묻기를 “어진 사람이라면 만일 누가 우물에 사람이 빠졌다고 하면 우물 속까지 쫓아 들어가 구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군자는 우물가에 갈 수는 있지만, 우물 속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그럴듯한 말로 속일 수는 있겠지만, 터무니없는 말로 속일 수는 없다.”
인은 덕행를 베푸는 것이지만 무모하고 어리석게 행동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25.
子曰 君子博學於文 約之以禮 亦可以弗畔矣夫.
자왈 군자박학어문 약지이례 역가이불반의부.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군자가 널리 글을 배우고, 예로써 절제한다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도를 알고, 행동거지가 올바르다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 없는 것이다.
26.
子見南子 子路不說. 夫子矢之曰 予所否者 天厭之
자견남자 자로불설 부자시지왈 여소부자 천염지 천염지.
공자께서 남자를 만나시자, 자로가 기뻐하지 않았다, 부자께서 맹세하여 말씀하시기. “내가 떳떳하지 못한 짓을 했다면 하늘이 나를 싫어하시리라.”
남자(南子)는 위나라 영공의 부인으로 행실이 음란하였다. 공자께서 위나라에 오니, 남자가 만나기를 청하여 공자께서 사절하시다가 부득이 만나신 것이다. 옛날에는 그 나라에 벼슬하면 그 소군(小君; 임금의 부인)을 뵙는 예가 있었다. 자로는 부자께서 이 음란한 사람을 만나보는 것을 치욕으로 여겼다.
성인(聖人)은 도가 크고 덕이 온전하여 가함도 없고 불가함도 없으니, 약한 사람을 만나볼 적에 생각하기를 ‘나에게 있어 만나볼 만한 예가 있다면 그 사람의 악행이 나와 상관이 없다고 여긴다.
27.
子曰 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 民鮮久矣.
자왈 중용지위덕야 기지의호 민선구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중용의 덕이 훌륭한 것인데 사람들이 중용의 덕을 잃은 지 오래되었다.”
中(중)은 지나치거나 미치지 못함이 없는 것, 庸(용)은 평상, 변치 않음(平常)이다.
28.
子貢曰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자공왈 여유박시어민이능제중 하여 가위인호.
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 其猶病諸.
자왈 하사어인 필야성호 요순 기유병제.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부인자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능근취비 가위인지방야이
자공(子貢)이 말하였다. “만일 백성에게 널리 은혜를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면 인이라고 할 만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인에 그치겠는가. 반드시 성인일 것이다. 요순과 같은 성군도 그렇게 하기는 어려웠다.
인자는 자신이 일어서고 싶으면 남을 먼저 세워주고, 자신이 달성하고 싶으면 남을 먼저 달성하게 한다.
자신에 빗대어 남을 이해한다면 그것이 곧 인에 이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나에게 비추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인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논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論語(논어) 제2편 为政第二(위정제이) (11) | 2024.03.12 |
---|---|
論語(논어) 제7편 述而(술이) (4) | 2024.03.10 |
論語(논어) 제5편 公冶長(공야장) (1) | 2024.03.04 |
論語(논어) 제4편 里仁(이인) (0) | 2024.03.02 |
論語(논어) 제3편 八佾 (팔일) (2) | 2024.03.01 |